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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질병

불안장애 증상 및 치료 극복 방안 탐구하기

1. 서론

불안은 신체장애를 치료하는 의료환경에서 가장 흔한 정신적 증상의 하나이다. 물론 불안장애 그 자체도 일반인들이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정신과질환이다. 따라서 정신신체의학 자문의는 신체질환자에서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불안이라는 증상은 불안장애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우울장애를 비롯한 각종 정신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진단까지 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상황에서 볼 수 있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따라서 일단 환자에서 불안의 증후가 나타나면 자문의는 불안의 원인을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하여야 한다. 


불안이 신체적인 질환과 고통에 의한 이차적인 것인지, 약물에 의한 것인지, 독립된 불안장애 또는 다른 정신과적 질환에 의한 것인지 등을 감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 임상에서 불안 및 불안장애는 비교적 치료가 용이한 증상 및 질환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불안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장에서는 정신신체의학 자문 상황에서 나타나는 불안의 원인, 생물학적 배경, 신체질환과 동반되는 각각의 불안장애의 특징 및 치료적 측면을 알아보고자 한다.


2. 불안의 역학

불안은 염려, 공포, 걱정, 불편감, 각종 신체증상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영역의 정신 증상 중의 하나이다. 공포와도 흔하게 혼용되어 사용된다. 과거에는 공포는 원인 또는 대상이 있는 상황이고 불안은 내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하였지만 최근에는 이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불안의 신체증상은 매우 다양하여 각종 신체질환 증상과의 감별이 쉽지 않다. 특히 불안으로 인한 자율신경계 증상들은 흔히 신체증상으로 표현된다. 


자율신경계의 반응은 급성기 반응과 만성적인 반응으로 구분된다. 급성기에는 경고 반응이 주된 반응이고 만성기에는 경계심의 증가가 주된 현상이다.


역학 연구들은 1차 의원에서 의사들이 만나는 환자가 과거에 정신과질환을 가졌을 확률이 전체 환자의 약 1/4-1/3이라고 한다. 교육병원급의 병원에 2회 이상 연속 입원한 환자의 약 20%가 어느 정도의 불안을 호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심근경색을 경험하여 관상동맥 집중치료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의 경우 48시간 동안 불안이 최고조에 이르고 이후, 우울감이 두드러진다는 보고도 있다. 1차 의원에서 불안장애 치료 받는 환자들의 14-66%가 최소 한 개의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대규모 역학연구들은 만성적인 질병을 가지는 경우 불안장애의 평생 유병률이 18%인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 12%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활동적인 내과적 질환이 병발하는 유일한 정신과적 질환이 불안장애와 만성적 내과적 질환의 관련성이 다른 정신과적 질환과 만성적 내과적 질환의 관련성 보다 빠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불안장애가 있는 경우 당뇨, 심장질환에 관한 주의 깊은 평가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실제 불안장애 환자에서 상기도 감염, 만성폐쇄성폐질환, 편두통이 더 자주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는 면역기능과 관련된 것으로 설명된다.


내과적 환자에서 불안의 원인 중에 10-40%는 내과적 또는 독성에 의한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그중 불안의 내과적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은 신경계, 내분비계 질환이며 다음으로 만성적인 감염, 류마틱-콜라겐-혈관성 원인 그리고 순환계 질환이라는 연구 보고도 있다.


내과적 질환의 스트레스로 인한 적응장애의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나 실제 임상에서는 내과적 질환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입원 치료 등이 스트레스가 되어 적응상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1,072명의 자문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적응장애가 4번째로 많은 정신과적 질환이었다는 보고도 있으며 암 환자 중 32%가 적응장애를 가지고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적응장애로 인한 불안의 경우 그 증상은 다른 불안장애의 경우보다 신속하게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3. 불안의 원인론

신체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서 불안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신체질환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불안

많은 경우 신체질환을 갖게 되면 이에 대한 심리적 반응의 일종으로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이경우에도 다양한 요인이 불안을 유발한다. 

(1) 진단의 불확실성 요인

정기적인 검사도 불안을 유발한다. 특히 과거 질병의 경험이 있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검사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불안을 경험하기 쉽다. 직계가족 중에 유방암이 있는 사람들은 불안함에 매일 자가 유방검사를 한다는 보고도 있다. 불안은 초기 검사 후 정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나타나기 쉽다. 물론 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진단이 불분명한 경우 불안은 더욱 증폭된다.

(2) 예후의 불확실성 요인

많은 질병의 경우 그 경과나 예후를 분명히 알기가 매우 어렵다. 많은 신체질병은 재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치료가 잘될 것인가에 대한 공포를 경험하기 쉽다. 예후가 좋다고 하는 질병에 걸린 사람들도 아주 적은 수이지만 예후가 나쁠 확률이 자신에게서 나타날까 두려워한다. 이 경우 의사는 예후는 단지 확률일 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이미 교과서 등에 보고될 정도의 연구 및 통계 결과라면 이는 이미 과거의 치료성적을 토대로 한 연구 결과라는 사실을 설명하여 환자의 불안을 경감시켜 주어야 한다.

(3) 죽음에 대한 공포

인간은 누구나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갖는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 죽기 때문이다. 신체질환은 이런 죽음에 대한 공포를 증폭시킬 수 있다. 의사는 환자 및 그 가족들의 죽음의 공포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왜 죽음의 공포가 심각한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죽음의 확률을 높게 평가하는 원인을 이해하여 적절히 설명해 줌으로써 환자의 죽음에 대한 공포를 경감시켜 줄 수 있다. 의사는 환자와 죽음에 대한 실존적 의미, 삶의 의미 등에 대한 토의를 하는 것이 환자가 느끼는 죽음의 공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의사는 환자의 죽음과 관련된 특정 공포의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이 경우 가족이 같이 환자가 느끼는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는 데 개입할 수 있다.

(4) 질병이 생활에 주는 영향 요인

질병 자체도 불안을 일으킬 수 있지만 질병으로 인한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불안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예를들어 직장생활에 악영향을 주거나, 평상시 가정생활이 어려워지거나, 수입이 줄어들까 등의 걱정으로 불안해지기 쉽다. 치료비와 관련된 불안도 흔하다. 보험이 있는 경우에는 그래도 덜하지만 보험이 없거나 치료가 보험에서 제외되어 있는 경우 치료비에 대한 부담으로 불안해지기 쉽다.

(5) 환경적 요인

질병에 걸리면 자신의 주치의에게 검사 받는 경우에도 불안해질 수 있다. 하물며 새로운 의사에게 검사를 받거나 응급실을 방문하여 진료 받는 경우 그 불안은 더욱 증폭되기 쉽다. 이 경우 불안으로 인하여 검사받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비순응 환자로 분류되기 쉽다. 또 혼자 병원을 방문한 경우 환자의 불안은 더욱 가중된다. 아프게 되면 자연히 심리적으로 퇴행하게 되는데 혼자 병원을 방문하거나 특히 입원하게 되면 그 불안은 더욱 커진다.

(6) 질병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요인

질병을 앓게 되면 이 질병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하여 불안해지기 쉽다. 심각한 경우 신체절단에 대한 공포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신체의 일부가 기능을 잃거나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의지해야 한다는 공포가 더 흔하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시력을 잃을까 두려워하기 쉽고,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경우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 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기 쉽다. 통증에 대한 공포도 흔하다. 질병으로 인한 통증의 경우 환자의 불안을 줄여주기 위하여 의사의 적절한 설명과 조치가 필요하다.

(7) 의사로부터의 부정적 반응에 관한 불안 요인

환자들은 의사의 반응에 민감해지기 쉽다. 의사의 지시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 의사의 질책과 같은 부정적 반응이 두려워 병원에 오는 것을 기피하여 치료시기를 놓칠수도 있다. 또 의사에게 자신의 증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의사는 부정적인 역전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2) 물질관련 불안

신체질환을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의 불안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하여 환자가 현재 복용 중이거나 최근에 복용을 중단한 약물 및 물질들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용 중인 약물은 의사의 처방을 받고 복용 중인 것과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한 약물을 모두 포함한다. 그리고 카페인과 같은 물질의 복용에 대해서도 정확한 사용내역을 알아내야 한다.


3) 신체질환에 의한 불안

많은 신체질환은 그 자체가 불안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확한 경로나 병리 현상에 대해서는 그 정보가 아직 부족하다. 그러나 정신신체의학 전문가는 불안한 환자를 평가할 때 신체적 질병의 요인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해야 한다. 특히 분명한 불안장애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 신체적 질병에 의한 요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신체적 요인의 경우 불안이 불균형적인 신체증상과 비전형적인 신체증상을 자주 나타나게 한다.

신체질환을 가진 환자가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 다음 3가지 영역에서 정확한 평가가 요구된다. 첫째는 신경학적 검사를 포함하는 병력 및 이학적 검사이다. 둘째는 현재 사용 중이거나 사용을 중단한 약물 또는 물질의 분석이다. 셋째는 다양한 기본검사이다. 여기에는 기본생화학 검사, 전혈검사, 칼슘농도, 갑상선 기능검사, 심전도 등이 포함된다.


4. 불안을 유발하는 신체질환

(1) 심장질환

초기에는 협심증과 불안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A형 성격과 불안의 관련성이 연구되었고 이후 증상은 있으나 심장질환의 객관적 검사 결과가 없는 경우에 'DaCosta 증후군', 'effort 증후군' 등으로 불렀다. 최근 연구들은 흉통을 호소하지만 심장검사상 정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공황장애 환자에서 순환계질환으로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감소된 심박 변이율을 보이고 감소된 심박 변이율은 갑작스러운 심장사와 관련되기 때문에 병적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 심장사를 일으킬 수 있는 심장 부정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공황장애와 승모판협착증의 연관성도 높다. 두 가지 질환은 증상, 역학적 특징 등에서 매우 유사하다. 물론 공황장애 환자에서 승모판협착증의 이환율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경우 심장문제는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2) 호흡계 질환

일반인구에 비하여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서 공황장애의 발병률이 더 높다. 물론 천식과 같은 질병 자체에 의한 스트레스도 관련되지만 천식의 생리학적 요인도 연관된다. 즉, 과호흡, 고탄산증에 의해 공황발작이 나타나기도 하고, 고탄산증이 청반의 활동성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하여 공황발작, 과호흡을 일으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 흡입은 공황장애 환자에서 공황발작을 일으킨다. 천식에서 공황발작은 고전적 조건화모델의 과정을 통해 연관될 수 있다. 이때 천식 발작이 매우 심각한 경우 호흡곤란의 감각이 심각한 공황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물론 불안이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호흡계 증상과 불안 증상이 서로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몇 가지 천식 치료제도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폐전색도 불안을 일으키는데 이 경우 당색의 크기가 작은 경우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3) 갑상선질환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 중에 갑상선의 기능 이상이 흔히 나타난다. 따라서 새롭게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불안을 보이는 환자에서 갑상선분비자극 호르몬 검사가 요구된다. 특히 불안이 일반적이거나 신체증상이 두드러지는 경우 더욱 필요하다. 물론 호르몬 이상이 발견되면 더욱 자세한 갑상선기능 검사가 요구된다. 

아직 분명히 알지는 못하지만 다음의 몇 가지 연구들은 갑상선축과 불안의 연관성을 설명히고 있다.

첫째, 갑상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자극에 대한 둔화된 호르몬 반응이 불안과 연관될 가능성, 둘째, 아드레날린계의 과잉 활성화가 갑상선 기능항진은 물론 불안과 관련될 가능성, 셋째, 갑상선 호르몬이 뇌의 각종 신경전달물

질 특히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과 상호작용을 하여 불안과 관련될 가능성들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이런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하여 불안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불안장애와 구별이 어렵다. 갑상선중독증의 증상은 지속적인 빈맥, 덥고 마른 손바닥, 피곤 등이다. 이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성공적으로 치료되면 불안증상도 사리지기 때문에 다른 불안의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갑상선기능이 정상화되는 기간 동안 특히 불안증상이 중등도 이상인 경우 항불안제치료가 필요하다. 베타수용체 차단제가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급성기 치료에 적용된다. 이 경우 특히 불안의 말단 증상에 효과적이다. 갑상선기능 저하에서 불안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으나 그 수는 매우 적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우울과 연관되는데 이 우울에 따른 불안증상이 갑상선기능저하에서 나타날 수 있다.

(4) 파킨슨병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여러가지 불안장애가 흔히 나타난다. 불안은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이 나타난 후에 자주 나타난다. 예를 들어 파킨슨병 환자에서 떨림이 나타나면 이를 남들이 이상하게 볼까 두려워하여 사회불안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또한 파킨슨병의 불확실성 때문에 나타나기도 한다. 병으로 인하여 기능의 저하는 물론 장기적인 예후에 대한 걱정 때문에 불안해지기 쉽다.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우울도 흔하다. 불안장애 중에서는 공황장애, 범불안장애가 흔하다. 파킨슨병 환자에서 불안이 나타나는 생물학적 기전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중추 아드레날린계의 이상이 관련될 것으로 보고 있고 파킨슨병 환자의 특징인 도파민계의 이상이 다른 신경전달물질계와 관련될 것으로 설명한다. 불안은 도파민의 감소와 관련되기도 하고 각종 파킨슨병 치료제와의 관련성도 보고된 바 있다.

(5) 경련성질환

불안은 경련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복합부분경련의 경우 공황발작이 동반되기 쉽다. 이 경우 이인증, 비현실감, 현훈,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흔하다. 동물모델에서는 변연계의 점화현상이 발작 사이의 불안과 관련된다는 가설도 있다. 

(6) 뇌졸중

뇌졸중 이후에 불안이 흔히 나타난다. 이 경우 불안만 나타나는 경우도 드물고 우울과 동반된 불안이 나타나기 쉽다. 뇌졸중 이후에 3개월 후 31%, 1년 후 19%에서 범불안장애가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불안은 우뇌반구에 뇌줄중병변이 있는 경우에 흔하다.

(7) 기타

불안은 그 외에 칼슘저하증, 마그네슘결핍과 같은 경우에도 흔하다.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크롬친화세포종 같은 신체질환의 경우에도 불안이 나타날 수 있다.


5. 신체질환을 가진 환자의 불안장애 치료

1) 정신치료

가장 첫 단계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환자와 이야기하고 증상을 듣는 것이다. 이러 한공감적인 태도가 환자의 불편감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가 된다. 치료의 목표는 환자가 자신의 질환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이해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스스로의 대응기제를 통해 이러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소 모호하게 정의되고 저평가되기 쉽지만, 지지적 정신치료는 입원 환자의 불안을 다루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임상 자문정신의학에서 필수적인 것이다.


(1) 지지치료

지지치료에는 듣기, 안심시키기, 공감하기, 질환의 경과와 기저질환에 대한 교육, 조언하기, 제안하기 등이 포함된다. 지지치료에서는 질환 및 치료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공포에 대하여 들어주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를 사용한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하며 이는 환자와 가족이 이해하고 불안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환자가 치료적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 치료에 따른 경과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

안심시키기는 매우 중요한 기술이지만 단순한 안심시키기는 실제로 불안을 증가시키고 비적응적 행동을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환자가 한 시술에 대해 간단하고 통증이 없을 것이라고 들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통증이나 예상치 못한 결과를 경험하도록 하는 경우 오히려 불안을 야기시키고, 안심을 찾는 행동, 불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환자의 믿음, 관심, 지각을 정확하게 이해하여 잘못된 지각을 바로잡고, 환자의 질병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증상의 조절을 위한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자문은 환자와 치료팀 간의 가교역할을 하며, 불안한 환자의 치료를 위해 정신과 의사에게 직접 자문을 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지치료에서 가족, 친구, 종교집단 등과 같은 지지체계를 포함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지체계와 함께 작업을 함으로써 환자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고, 환자의 사회적 지지체계를 확장하도록 돕는 것이 지지치료의 중요 과제이다. 또한 병원 치료진 역시 환자에게 지지를 제공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암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거나 말기의 질환에 직면한 환자의 경우 죽음의 공포를 경험할 수 있다. 신체적 통증, 호흡곤란 등의 완화가 불안을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하다. 환자와 함께 개방적인 토론을 하는 것이 불안과 불편감을 줄일 수 있으며, 심리적 중재가 죽음의 공포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희망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불안을 최소화하는 데 중요하며, 삶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도록 하여 감정적 불편감을 줄이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지지적 집단 치료 역시 불안을 낮추는 데 매우 효과적이며 감정적 지지를 제공받고,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대처 기술과 다른 행동 기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지적 집단 치료를 받은 대상은 생존율이 증가하고 예후가 호전되었다고 보고되고 있다. 가족구성원들의 불안뿐 아니라, 가족이 환자 상태와 요구에 대해서 인지하는 정도에 대해 그리고 환자와의 의사소통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불안을 감소시키며 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다.

(2) 인지행동치료

인지행동치료는 범불안장애와 공황장애 등에서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인지적 기법은 불안과 불편을 야기하는 잘못된 해석이나 비논리적 사고를 찾아 교정하는 것이며, 행동 요법은 체계적 탈감작과 같이 효과적인 치료를 방해하는 비이성적 공포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 기법이 효과를 보려면 보통 몇 회기가 필요하므로 치료 초기에는 약물의 도움으로 불안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특히 행동요법에 있어서 신체 기능에 대한 다양한 자가인식, 자가조절 기법이 불안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심장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는데 이 질환에서 불안 상태가 많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스트레스의 감소가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고  재경색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기법들은 특정 질환들에 효과적인데 근이완 요법은 긴장성 두통과 근골격계질환에 효과적이며 편두통과 고혈압에는 바이오피드백과 같은 자율훈련법, 불안과 공포에는 인지적 기법이 효과적이다. 이안과 함께 심상을 떠올려 보는 방법이나 최면도 불안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명상은 공황발작을 줄이고, 바이오피드백과 이완은 만성폐쇄성폐 질환을 가진 환자의 호흡곤란이나 부안 등을 낮출 때 사용된다.

(3) 정신역동치료

단기 역동치료는 병이 심각하지 않거나 충분한 감정적 회복력을 가진 환자에서 질환의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의 발달력, 대인관계의 역동, 방어기계 등을 이해하여 환자가 의학적 질환을 잘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할 수 있다. 현재의 환자와 의사 관계를 바탕으로 불편을 초래하는 부분을 찾고 갈등을 찾아 해결하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입원 환자에서 저항은 바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입원 환자들은 대체로 퇴행하는 경향이 있으며, 불안하고 퇴행된 환자들은 현재 수준의 방어기제를 지지해 줄 필요가 있다. 환자와 치료 제공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평가하는 것을 통해 환자의 부적응적인 전략과 패턴을 명료화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이러한 명료화가 급성기 정신치료적 중재의 초점이 된다.

역전이 반응은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몇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예를들어, 환자의 치료가 진척이 없거나 예후가 좋지 않아 좌절감을 느낀 의사가 과도한 안심시키기를 하거나 증상을 축소하거나 간과하게 만들 수 있다. 정신과 의사는 이러한 여러 요인들을 조직화하여 최적화된 환자 치료 환경을 조성하는,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2) 약물치료

다양한 정신작용약물들이 신체질환자의 불안장애 치료 에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다.


(1) 벤조디아제핀

급성 치료에  증상에서 가장 빠른 효과를 보이고 흔히 사용되는 제제가 벤조디아제핀이다. 특히 여러 시술과 관련된 불안을 완화시키며 수면을 돕고, 급성 스트레스 요인들을 다루는 데 단기간 쓰인다. 이들 중 다이아제팜과 클로르다이아제폭사이드가 가장 먼저 사용되었다. 다이아제팜은 경구, 정맥주사용으로 사용 가능하나 근육주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새로 개발된 벤조디아제핀은 더 안전하고 짧은 반감기를 가지고 있어 자주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알프라졸람은 빠르게 작용하고 빠르게 대사되나 반동불안과 금단증상을 보일 수 있다. 로라제팜은 경구, 정맥주사 및 근육주사용으로 사용 가능하며, 활성 대사 산물을 갖지 않아 입원환자에게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용량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계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로라제팜과 마찬 가지로 옥사제팜과 테마제팜 역시 간대사를 거치지 않아 간 기능이 저하되었거나,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복용중이거나, 또는 진정 효과에 대해 조심스럽게 약물 조정해야 할 환지들에게 가장 적합하다.

매우 짧은 반감기를 갖는 미다졸람은 정맥주사 혹은 근육주사용으로 사용되며, 골수천자, 내시경 시술 시나 폐쇄공포증 환자의 MRI 촬영 시에 사용된다. 또한 벤조디아제핀은 항암제 치료를 앞둔 환자의 예기불안을 낮추는데도 효과적이며 이를 통해 동반된 오심과 구토를 줄일 수 있다.

장기간 벤조디아제핀을 사용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반감기가 긴 클로나제팜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 사용한 벤조다이아제핀을 갑작스럽게 중단하면 반동성 불안과 금단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흔한 금단증상은 예민성, 불안 증가, 혼돈 그리고 경련 등이다.

수면제는 불안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환자에게 흔히 사용된다. 트리아졸람은 후향성 기억상실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새로운 제제인 졸피뎀과 잘레프론 등은 비벤조디아제핀 제제이나 벤조디아제핀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이다. 이들은 매우 짧은 반감기를 갖고 적은 주간 졸림, 신체 조정 능력의 저하, 인지기능 손상 등의 부작용이 적어 단기간 사용에 선호된다. 

모든 벤조디아제핀 제제는 과도한 진정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또한 운동 및 인지기능의 손상이 고령이나 치매나 두부외상과 같은 뇌 기능의 장애를 가진 환자에게서 나타나기 쉽다. 섬망 환자에게서 보이는 불안은 벤조디아제핀을 사용하기보다는 항정신병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벤조디아제핀은 호흡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어 폐질환이 있는 환자나 수면 무호흡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의 축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사용해야 한다. 모든 벤조디아제핀은 내성과 의존이 발생할 수 있어 다른 물질 남용의 기왕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주의 깊게 사용해야 한다.

(2) 항정신병약물

항정신병약물은 불안장애 치료 에 허가를 받은 것은 아니나 혼란이나 호흡기계 부작용이 적어 진전 등 심한 불안증을 보이는 환자나 섬망의 경우, 그리고 호흡기계 문제를 가진 환자에게 사용된다. 할로페리돌과 로라제팜과 같은 벤조디아제핀의 조합은 환자를 진정시키며, 초조를 감소시키고, 추계외로증상을 줄여준다.

공격적이거나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할로페리돌 5-10mg을 경구나 근육주사로 투여할 수 있으며, 섬망을 보이는 환자에게 사용하여도 추체외로 부작용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경한 진전을 보이는 경우 할로페리돌 0.5-2.0mg을 사용하도록 한다.

최근의 비전형적 항정신병약물인 올란자핀, 리스페라돈, 퀘티아핀, 지프라시돈, 아리피프라졸 등도 저용량을 사용할 경우 불안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제를투여했을 때 저혈압, 과진정, 항콜린효과로 인한 부작용들을 고려해야 한다.

(3) 부스피론

부스피론은 세로토닌 부분 효현제로 범불안장애의 치료에 공인된 약물이다. 약물상호작용이 거의 없고, 진정효과나 호흡기 기능 저하를 초래하지 않는다. 인지기능의 문제도 거의 없으며 간대사를 거치지 않는다. 효과가 있기까지 2-4주가 소요된다. 짧은 반감기로 인해 하루 2-3회 분복이 필요하다. 부스피론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소화기계 장애, 두통, 어지러움, 신경과민이다.

(4) 베타 수용체 차단체

베타 수용체 차단제는 맥박의 증가, 혈압 상승, 발한, 떨림 등과 같은 자율신경계의 과각성이 동반된 불안에 효과적이다. 특히 대중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과 같은 수행불안에 효과적이지만 공황장애 등에는 효과가 부족하다. 모든 베타 수용체 차단제는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게는 금기이며, 인슐린 의존형 당뇨 환자도 교감신경을 차단하여 저혈당이 와도 환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어 처방을 삼가야 한다.

(5) 항히스타민제

히스타민 수용제를 차단하는 항히스타민은 진정 효과 외에도 불안과 불면의 치료에 사용된다. 이러한 약제는 중독되지는 않으나 어지러움, 과도한 진정, 조정 능력의 저하, 혼란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알코올과 함께 복용할 경우 심해질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이나 뇌질환을 가진 환자에게서는 소량에도 섬망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 깊게 사용해야 한다.

(6) 항경련제

항경련제는 양극성장애의 치료에 주로 사용되나 불안을 보이는 일부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복적인 공황발작, 측두부 뇌파 이상 소견을 보이는 환자 등에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가바펜틴은 시스템에 작용하여 신경인성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며 사회공포증과 공황장애 환자에서 효과적이다. 가바펜틴은 간대사를 거치지 않고 약물상호작용이 적어 간질환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진정효과, 두통, 어지러움 등이 있다. 다이발프로익 소디움과 카바마제핀은 진전을 동반한 불안 환자에서 효과적이며 특히 뇌손상, 지능저하, 치매 환자들에게서 효과가 있다.